[중국 계약 실무 8]“이 계약은 한국법을 따른다”고 쓰면 끝일까? - 전령현 외국변호사
등록일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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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한국 회사가 중국 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서에 “본 계약은 대한민국 법률에 따른다”는 문구를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써두었다고 해서 모든 분쟁이 언제나 한국법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계약에서는 준거법, 즉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와 관할, 즉 어느 나라 법원이나 중재에서 다툴지를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법에는 당사자의 선택을 넘어 강제로 적용되는 영역이 있습니다.
준거법: 계약에 적용할 법을 어느 나라 법으로 할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관할·분쟁해결: 분쟁을 어느 법원 또는 중재기관에서 다툴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핵심: “한국법 적용” 문구만으로 중국의 강행규정이나 전속관할 문제까지 모두 피할 수는 없습니다.
원칙: 준거법은 당사자가 정할 수 있다
중국의 「섭외민사관계법률적용법」 제41조는 당사자가 계약에 적용할 법을 합의로 선택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이 계약은 한국법에 따른다”는 합의가 존중됩니다.
당사자가 적용 법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에는 계약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이행을 하는 당사자의 상거소지법 또는 그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이 적용됩니다.
다만 이 원칙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당사자가 한국법 또는 제3국법을 선택했더라도 중국법이 직접 개입하는 영역이 존재합니다.
원칙: 계약의 준거법은 당사자 합의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보충 기준: 선택이 없으면 특징적 이행을 하는 쪽의 상거소지법 또는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이 적용됩니다.
주의: 준거법 선택 합의가 있더라도 중국 강행규정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당사자의 선택이 통하지 않는 경우
첫째, 중국의 강행규정입니다. 「섭외민사관계법률적용법」 제4조는 중국법에 섭외 관계에 관한 강행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이 직접 적용된다고 정합니다.
사법해석상 예시로는 노동자 권익 보호, 식품·공중위생 안전, 환경 안전, 외환관리 등 금융안전, 반독점·반덤핑 등이 거론됩니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한국법으로 한다”고 정해도 중국의 강행규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공공질서 위반입니다. 같은 법 제5조는 외국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국의 사회공공이익을 해치는 경우 중국법을 적용한다고 정합니다.
셋째, 법 회피 금지입니다. 형식적으로만 외국 요소를 만들어 중국의 강행규정을 피하려는 방식으로 연결점을 조작한 경우, 외국법 선택의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강행규정: 노동, 식품·공중위생, 환경, 외환관리, 반독점·반덤핑 등 영역에서 문제될 수 있습니다.
공공질서: 외국법 적용이 중국의 사회공공이익을 해치는 경우 중국법이 적용됩니다.
법 회피: 중국 강행규정을 피하기 위한 인위적 연결점 조작은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중국법만 적용되는 계약
민법전 제467조는 일정한 계약에 관하여 중국법이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세 가지 계약은 중국 내에서 이행되는 경우 반드시 중국법이 적용됩니다.
중외합자경영기업 계약
중외합작경영기업 계약
중외합작 자연자원 탐사·개발 계약
참고로 중외합자·합작 기업 제도 자체는 2020년 외상투자법 시행으로 폐지되었지만, 민법전 제467조의 해당 규정은 현행 조문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약은 준거법뿐 아니라 중국 법원의 전속관할로도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법원에서, 한국법으로 다투자”는 합의가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전속관할은 소송에 관한 것이므로, 분쟁을 중재로 해결하기로 하는 합의는 별개로 유효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 합자회사를 세우는 한국 기업이라면 반드시 검토해야 할 지점입니다.
준거법과 관할은 별개입니다
또 하나 혼동하기 쉬운 점은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 즉 준거법의 문제와 어느 법원 또는 중재기관에서 다툴지, 즉 관할·분쟁해결의 문제가 별개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준거법은 한국법, 분쟁은 싱가포르 중재”처럼 나누어 정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준거법을 한국법으로 정했다고 해서 한국 법원이 자동으로 관할을 갖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관할 합의가 유효한지는 법정지의 법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준거법 조항과 분쟁해결 조항은 각각 따로, 신중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준거법 조항: 계약에 적용할 실체법을 정하는 조항입니다.
관할·중재 조항: 분쟁을 어디에서, 어떤 절차로 해결할지를 정하는 조항입니다.
실무 포인트: 두 조항을 하나로 뭉뚱그려 쓰지 말고 각각 명확히 작성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이 기억할 점
첫째, “한국법에 따른다”고 써도 중국의 강행규정은 피할 수 없습니다. 노동, 외환, 환경, 반독점 등 중국의 강행규정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별도로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 중국 내에서 이행되는 합자·합작 계약 등은 중국법과 중국 법원의 전속관할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재 합의는 별개로 검토해야 합니다.
셋째, 준거법과 관할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계약서에는 준거법 조항과 분쟁해결 조항을 모두 명확히 두어야 합니다.
넷째, 중국 관련 계약에서는 “우리 법으로 하면 안전하다”는 전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국법이 강제로 개입하는 지점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① 한국법 적용 조항만으로 중국 강행규정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② 중국 내 합자·합작 구조에서는 중국법 적용과 전속관할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③ 준거법, 법원 관할, 중재 조항을 각각 분리해 설계해야 합니다.
④ 중국법의 강제 개입 가능성을 계약 체결 전에 점검해야 합니다.
이것으로 [중국 계약 실무 1-8] 시리즈를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