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윤 변호사의 K-뷰티 칼럼]제13편. 제조물 책임과 안전 ②
등록일 2026.09.15
조회수 56
[양혜윤 변호사의 K-뷰티 법률 솔루션] 글로벌 시장의 승자가 되는 법
Volume 5. 소비자 분쟁 및 제조물책임(PL)법
제13편. 제조물 책임과 안전 ②
CGMP와 기록, 제조물책임 소송의 방어력을 만드는 법
CAPA·안전성 정보 보고·기록 보존부터 초기 72시간 대응까지
도입: 제조물책임의 방어력은 사고 이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앞선 제13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제조물책임 분쟁에서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제품의 결함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될 수 있습니다.
이때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해명이 아닙니다. 제품이 정상적으로 설계되고 제조되었는지, 출하 당시 품질에 문제가 없었는지, 소비자 클레임이 발생한 뒤 어떤 조사와 판단을 했는지를 당시의 자료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상 징후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조사하고 조치했는가.
CGMP와 품질관리 기록은 단순한 행정 대응 서류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 결함을 인지한 이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징벌적 손해배상이 문제될 수 있고, 일정한 법정 면책사유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CGMP, 규제 서류를 넘어 ‘소송의 증거’로 관리해야 합니다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은 모든 화장품 제조업자에게 일률적으로 강제되는 기준이라기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준수를 권장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따라서 CGMP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제조물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조물책임 분쟁이 시작되면 CGMP 관련 기록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기업이 제품의 결함 추정을 반박하려면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할 수 있고, 공급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면책을 주장하려면 당시 어떤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었는지도 설명해야 합니다.
CGMP 4대 기준서, 각각 다른 결함을 방어합니다
성분과 배합비, 제조지시, 제품 규격, 사용기한 설정 근거 등을 담습니다. 제품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설계상 결함 주장을 검토할 때 중요한 기초자료가 됩니다.
로트별 제조지시·기록서, 칭량·투입 기록, 작업소 출입관리, 설비 세척기록 등을 관리하며 제조상 결함 주장에 대응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원료·반제품·완제품 시험성적서와 미생물 한도, 중금속 등 검사자료, 보관용 검체를 관리합니다. 특히 보관용 검체는 사고 후 새로 확보할 수 없는 물적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큽니다.
작업원의 건강관리와 제조시설 세척·소독 주기 및 실시기록을 관리합니다. 제조환경에서의 미생물 오염 등이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CAPA, ‘문제가 없었다’보다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는가’를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고, 어떤 원인으로 판단했으며, 무엇을 수정했고, 그 조치가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를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이러한 기록은 결함을 인지한 뒤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나, 제품 공급 후 결함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손해방지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응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제기하는 부작용이나 품질 클레임도 중요한 이상 징후가 될 수 있습니다. 콜센터나 온라인 고객센터에 비슷한 부작용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됐는데 이를 단순 환불이나 교환으로 끝내고 품질부서에 전달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됩니다.
“반복적으로 이상반응이 접수되었다.”
“회사가 조사했고, 원인을 확인했고, 필요한 조치를 했다.”
따라서 소비자 클레임은 CS 업무에서 끝내지 않고 품질관리·안전성 평가·CAPA 체계와 연결하여 관리해야 합니다.
안전성 정보 보고, ‘언제 알았는가’를 남기는 공적 기록입니다
화장품 안전성 정보의 수집과 보고는 관련 법령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라 관리됩니다.
안전성 정보 보고는 행정의무를 이행하는 절차이면서, 제조물책임 분쟁에서는 기업이 언제 문제를 인지했고 그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공적인 기록으로 남기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보고가 지연되거나 누락되어 행정처분을 받았다면 징벌적 손해배상액 산정 과정에서 관련 행정처분의 정도가 고려될 수 있고, 기업이 문제를 알면서도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연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록을 언제까지 보관해야 할까요?
제조물책임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모두 알게 된 날부터 3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원칙적으로 제조업자가 손해를 발생시킨 제조물을 공급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가 제한됩니다.
신체에 누적되어 건강을 해치는 물질에 의한 손해나 일정한 잠복기간 후 증상이 나타나는 손해는 손해가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기간이 기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 사용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시험성적서와 제조기록을 모두 폐기했다가 수년 뒤 부작용 분쟁이 시작된다면, 기업은 제품에 결함이 없었다는 사실을 설명할 핵심 증거를 이미 잃어버렸을 수 있습니다.
OEM·ODM 계약서가 ‘구상권의 승패’를 결정합니다
브랜드사가 자신의 상표 등을 제품에 표시한 경우 실제 제조를 다른 회사가 담당했더라도 제조물책임법상 제조업자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브랜드사가 소비자에게 책임을 부담한 뒤 실제 제조사나 원료사 등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 이후의 협상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PL보험, 배상금보다 ‘방어비용’을 확인하십시오
제조물책임 사고에서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손해배상금만이 아닙니다. 제품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투기 위해 의학적·화학적 감정이나 외부 시험이 필요한 경우 상당한 방어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PL보험을 검토할 때는 단순히 배상책임의 보상한도만 볼 것이 아니라 법률 방어비용의 담보 여부와 한도도 확인해야 합니다.
결함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제품을 회수하고 싶어도 회수·폐기·통지·물류 등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 부담 때문에 필요한 회수를 주저한다면 오히려 법적 위험은 커질 수 있습니다.
리콜보험 등을 통해 비용을 분산하면 필요한 안전조치를 보다 신속하게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금 자체가 보험으로 담보되는지는 약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보험계약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부작용 클레임이 접수됐다면, 처음 72시간을 관리하십시오
제품 부작용 클레임이 접수된 이후의 초기 대응은 향후 제조물책임 분쟁의 방향을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초기 대응을 단순한 소비자 민원처리가 아니라 증거 보전과 위험관리 절차로 운영해야 합니다.
제조번호, 제조일, 출하일, 유통경로와 잔여 재고 수량을 확인합니다.
보관용 검체, 제조기록서, 시험성적서, 클레임 접수 로그 등을 확보하고 원본을 수정·폐기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보고 대상인지 신속히 검토합니다.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그 판단과 근거도 기록으로 남깁니다.
제품 성분, 사용방법, 소비자의 기왕증, 다른 제품과의 병용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분석을 검토합니다.
출하 보류, 제품 회수, 표시 보완 필요성을 검토하고, 조치하지 않기로 한 경우에도 이유를 기록합니다.
소비자에게 어떻게 답했는지도 기록의 일부입니다
부작용 사고가 접수되면 기업은 소비자와의 초기 커뮤니케이션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기 전에 제품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적으로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표현은 후속 분쟁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보상을 조건으로 소비자에게 함구를 요구하는 방식 등도 별도의 법적 쟁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필요한 자료 요청
의료적 상황 확인
내부 조사 진행 안내
후속 연락 절차 안내
초기 응대는 사실 확인 중심으로 운영하고, 필요한 경우 법률 검토를 거친 표준적인 대응문안을 마련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 제조물책임의 방어력은 사고가 나기 전에 만들어집니다
제조물책임 분쟁에서 기업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좋은 해명이 아닙니다. 좋은 기록입니다.
제품에 결함이 없었다고 주장하려면 제조 당시의 자료가 있어야 하고,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이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문제를 발견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하려면 조사와 판단, 조치 과정도 남아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자료가 실제 분쟁까지 남아 있도록 보존기간을 설계해야 하고, ODM·OEM 제조사와의 계약에서도 자료 제공과 책임배분 구조를 사전에 정해 두어야 합니다.
제품이 정상적으로 제조되고 관리되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소송에서는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결국 제조물책임에서 기업을 지키는 것은 사고가 발생한 뒤의 주장보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축적된 기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