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변호사의 공무원 감사∙징계∙소청 4편]감사에서 한 말은 어디까지 따라갈까
등록일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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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에서 한 말은 어디까지 따라갈까
감사조사를 받고 문답서까지 확인·서명한 뒤 업무자료를 다시 살펴보다가, 당시 답변과 다른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날짜를 잘못 기억했을 수도 있고,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내용을 추측하여 답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보지 못했던 결재문서나 메시지를 뒤늦게 확인하면서 자신의 설명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은 대개 “이미 서명했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꿀 수 있는가”에 쏠립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보다 살펴볼 것이 많습니다. 처음 남긴 진술이 어떤 내용인지, 이후 설명이 왜 달라졌는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는지에 따라 기존 진술을 평가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일반 국가공무원을 중심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작성된 진술자료와 이후 징계절차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자체감사나 별도의 감찰은 해당 기관에 적용되는 감사·감찰 규정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 한 말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감사 과정에서 작성한 확인서나 문답서에 비위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면 이를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누6816 판결에서는 상급기관의 자체조사 과정에서 공무원이 금원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는 확인서와 그에 관한 진술서가 작성됐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자료가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작성됐거나 그 내용이 허위라고 볼 객관적인 사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증거가치를 쉽게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사 당시 다소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반대로 조사나 징계 과정에서 한 말이 이후 절차에서 번복할 수 없는 확정사실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 1981. 8. 11. 선고 80누580 판결에서는 감사담당관실 조사와 징계위원회에서 비위사실을 자백했던 공무원이 소청 단계에서 이를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말을 바꾼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시 상황에서는 문제된 행위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에 부합하는 증언과 문제된 답안지의 필적이 자신의 필적과 다르다는 감정결과도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이 있다면 기존 자백의 진실성을 다시 심리해야 하고, 별다른 확인 없이 종전 자백만으로 비위사실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판례는 서로 다른 결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 한 말을 나중에 부인했다는 이유만으로 최초 진술의 증거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초 진술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내용이 언제나 그대로 확정되는 것도 아니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80누580 판결을 “한 번 한 진술은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기존 자백과 맞지 않는 구체적인 사정과 반증자료가 제시된 경우에는 그 자백의 진실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범위에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진술이 달라졌다면 무엇이 달라졌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처음에는 A라고 했다가 나중에 B라고 말했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진술이 맞는지를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감사 당시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날짜라고 답했지만, 이후 전자결재기록을 확인하여 실제 날짜를 바로잡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조사 당시에는 구체적인 행위를 명확하게 인정했다가 징계절차가 시작된 뒤 별다른 자료 없이 이를 전면 부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상황을 같은 의미의 ‘진술 번복’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존 진술과 이후 설명이 다르다면 먼저 변화의 범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날짜나 장소 같은 세부사항이 달라진 것인지, 당시 빠졌던 사실을 추가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인정했던 핵심 행위 자체를 부인하는 것인지에 따라 검토할 내용도 달라집니다.
설명이 달라진 이유 역시 중요합니다. 처음 조사받을 때부터 기억이 불분명하다고 밝혔는지, 질문의 전제가 정확했는지, 당시 확인하지 못했던 자료를 나중에 발견했는지, 최초 답변과 달리 설명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무엇인지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그때는 잘못 말했다”는 설명과, 왜 잘못 말했는지를 당시 자료와 함께 설명하는 것은 증거를 평가하는 입장에서 같은 무게를 갖기 어렵습니다.
진술과 객관자료가 맞지 않는다면
감사 당시 진술과 결재문서, 이메일, 업무시스템 기록, 메시지, 일정자료 등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문서나 전산기록이 언제나 진술보다 우선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최초 진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후 확인된 반대자료를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80누580 판결에서도 기존 자백과 배치되는 구체적인 상황과 증거가 제시됐다는 점이 중요한 판단 요소였습니다. 결국 어느 설명이 당시의 자료와 전체 증거관계에 더 부합하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이 때문에 기존 진술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진술 전체를 한꺼번에 부정하기보다 어느 부분이 정확하고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날짜 하나가 잘못됐다는 이유만으로 진술 전체가 당연히 의미를 잃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진술의 상당 부분이 맞다고 해서 객관자료와 명백히 배치되는 부분까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최초 진술과 다른 설명을 하게 된 경우에는 현재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무엇인지가 중요해집니다. 사건 당시 작성된 결재문서나 업무기록처럼 진술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자료가 있다면 기존 진술의 정확성을 다시 확인하는 데 의미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서명한 문답서에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이미 작성된 문답서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 문답서 자체를 다시 작성하는 문제와 그 내용에 대해 후속 소명을 하는 문제를 나누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사원 감사에는 감사 종료 후 감사결과의 위법·부당사항 등에 관해 관계자가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현행 「감사원 감사사무 처리규칙」 제39조에 따른 감사소명자료 제출 절차입니다.
따라서 기존 진술 가운데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단순히 “전에 한 말을 취소한다”는 방식보다는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 당시 왜 그렇게 답했는지, 이후 무엇을 확인했기 때문에 설명이 달라졌는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남기는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진술의 일부만 바로잡아야 하는 사안인지, 핵심 사실 자체를 다시 설명해야 하는 사안인지도 구별해야 합니다. 후자의 경우라면 최초 진술과 이후 설명 사이의 차이가 커지는 만큼 그 이유와 근거 역시 보다 분명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습니다.
자체감사나 기관 내부 감찰에서는 추가 의견이나 소명자료를 어떤 절차로 제출할 수 있는지가 기관별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정한 소명절차가 모든 자체감사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감사에서 한 말은 징계단계에서도 다시 등장할 수 있습니다
감사 당시의 진술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그 기록이 감사가 끝났다고 해서 반드시 감사절차 안에만 남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 제83조 제4항은 감사원의 조사가 종료된 뒤 소속기관의 장이 징계의결 요구나 그 밖의 징계절차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감사원에 조사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징계령」도 이러한 조사자료에 감사보고서뿐 아니라 문답서와 확인서 등을 포함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감사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자료가 후속 징계절차의 자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기존 진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징계위원회에서 나중에 다시 설명하면 된다”고만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징계단계에서는 이미 남아 있는 감사자료와 이후의 설명을 함께 놓고 사실관계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감사자료가 수사기관이나 형사재판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제 징계처분을 받은 뒤 소청심사에서 최초 진술의 신빙성을 어떤 자료와 절차로 다시 다툴 수 있는지도 다른 단계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지금 기존 진술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먼저 세 가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 당시 왜 그렇게 답했는지, 현재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당시 자료가 무엇인지입니다.
이미 남아 있는 기록을 없던 일로 만드는 것과, 그 기록 가운데 정확하지 않은 부분을 근거와 함께 설명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감사에서 한 말이 뒤의 징계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진술을 바꾸거나 보충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Q&A 관련 Q&A 관련 질문 7개 전체 보기 ↓
Q. 감사 문답서에 이미 서명했는데, 나중에 내용을 바꿀 수 있나요? 답변 보기
이미 서명한 문답서의 내용이 이후 설명과 다르다고 해서 기존 문답서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처음 한 진술이 번복할 수 없는 확정사실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기존 진술 중 어느 부분이 정확하지 않은지, 왜 설명이 달라졌는지,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자료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감사에서 한 진술을 나중에 번복하면 무조건 불리한가요? 답변 보기
진술을 바꾸었다는 사실만으로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단순히 말을 바꾸었다는 이유만으로 최초 진술의 증거가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진술이 달라진 이유와 시점, 최초 진술 당시의 상황, 이후 확인된 자료와의 일치 여부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Q. 처음 진술과 결재문서나 이메일 내용이 다르면 무엇이 더 중요하나요? 답변 보기
어느 한쪽이 언제나 우선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결재문서, 이메일, 업무시스템 기록처럼 사건 당시 생성된 자료가 최초 진술과 맞지 않는다면 그 자료는 진술의 정확성과 신빙성을 다시 확인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기존 진술과 객관자료를 함께 놓고 사실관계를 살펴봐야 합니다.
Q. 날짜나 장소를 잘못 말한 것도 ‘진술 번복’으로 보나요? 답변 보기
진술이 달라졌다고 해서 모두 같은 의미의 번복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날짜·장소 같은 세부사항을 바로잡는 경우, 빠진 사실을 추가하는 경우, 기존에 인정했던 핵심 행위 자체를 부인하는 경우는 서로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먼저 정확하게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감사가 끝난 뒤에 문답서 내용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나요? 답변 보기
감사원 감사의 경우 감사 종료 후 감사결과의 위법·부당사항 등에 관해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절차가 있습니다. 기존 문답서를 단순히 “취소한다”고 하는 것보다, 잘못된 부분과 그 이유, 이후 확인한 사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후속 소명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체감사나 내부 감찰은 해당 기관의 규정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Q. 감사에서 작성한 문답서나 확인서는 징계위원회에서도 사용되나요? 답변 보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일반 국가공무원의 감사원 조사사건에서는 현행 법령이 문답서·확인서 등 조사자료가 후속 징계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감사에서 한 진술에 오류가 있다면 “징계위원회에서 나중에 다시 설명하면 된다”고만 생각하기보다는 기존 기록과 이후 설명의 차이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이미 한 감사 진술이 잘못됐다고 생각되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요? 답변 보기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존 기록에서 정확히 어느 부분이 잘못됐는지, 당시 왜 그렇게 답했는지, 현재 설명을 뒷받침할 당시 자료가 무엇인지입니다. 진술 전체를 막연히 부인하기보다 정확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을 나누고, 설명이 달라진 이유를 자료와 연결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