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경 변호사의 가사·상속 칼럼 2]카톡·녹음·GPS, 외도 증거는 어디까지 모아도 될까?
등록일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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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녹음·GPS,
외도 증거는 어디까지 모아도 될까?
법정에 낼 수 있는지와 모은 사람이 책임지는지를 따로 살펴야 하는 이유
아래 A씨의 이야기는 법률 설명을 위한 가상사례입니다. 본문에 별도로 소개한 대법원 판례와는 구별됩니다.
“몰래 녹음한 파일인데, 증거로 낼 수 있나요?”
“배우자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 메시지를 찍어 뒀는데, 제가 처벌받을 수도 있나요?”
결혼 12년 차인 A씨는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뜬 메시지 알림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그날부터 A씨는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배우자에게 “요즘 만나는 사람 있지?”라고 따져 묻는 대화를 자기 휴대전화로 녹음했습니다. 배우자가 씻는 사이에는 잠금이 풀려 있던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열어 메시지를 찾고, 그 화면을 자기 휴대전화로 찍어 두었습니다. 다음에는 배우자의 차에 몰래 녹음기를 두어,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배우자와 상대방이 나눈 대화를 녹음했습니다. 지금은 차에 GPS를 달아 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외도 상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이게 증거가 되나요?”입니다. 그런데 이 사례를 검토한다면 저는 그보다 먼저 “이 자료를 어떻게 얻으셨나요?”를 묻겠습니다. 법정에 낼 수 있는지와, 그 자료를 모은 사람이 책임을 지게 되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A씨가 모았거나 모으려는 자료는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이 저마다 다릅니다.
외도는 ‘결정적 한 장면’이 없어도 입증될 수 있습니다
A씨가 위험한 방법까지 고민하게 된 데에는, 결정적인 장면이 있어야 외도를 입증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민법 제840조 제1호의 ‘부정한 행위’는 성관계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봅니다.
동거 상대가 68세의 고령에 중풍을 앓아 성관계가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배우자 아닌 사람과 동거한 것은 부정한 행위라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므68 판결).
실제 재판에서 외도는 한 장의 사진보다 서로 맞물리는 정황으로 입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시지의 내용, 만남의 시기와 횟수, 함께 쓴 비용, 배우자가 스스로 인정한 말 등이 시간순으로 이어질 때 법원은 두 사람 관계의 실체를 봅니다. 결정적인 한 장면이 있다면 좋지만, 서로 맞물리는 여러 개의 정황으로도 충분합니다.
대법원은 녹음과 사진을 구분해 판단했습니다
A씨의 사례와 거의 같은 사건이 2026년 4월 대법원의 판단을 받았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상대방을 상대로 낸 위자료 소송에서, 원고가 이혼소송 중에 배우자의 차에 몰래 녹음기를 두어 배우자와 상대방의 대화를 녹음하고, 배우자 휴대전화에 저장된 메시지와 사진 등을 자기 휴대전화로 촬영해 증거로 낸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두 자료를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민사소송에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배제하는 일반 규정이 없습니다. 그러나 타인 간의 대화 녹음을 금지하는 통신비밀보호법은 불법 녹음을 재판에서 증거로 쓰지 못하도록 따로 정하고 있어, 차 안의 녹음 파일과 녹취록은 위자료 소송에서 증거가 될 수 없었습니다.
반면 남의 휴대전화 속 메시지를 몰래 보는 행위를 금지하는 정보통신망법에는 그런 규정이 없으므로, 휴대전화 화면을 찍은 사진은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과 진실 발견의 필요성을 비교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차 안에서 몰래 한 녹음은 위자료 소송의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지만, 대법원은 사진 등 나머지 증거로 부정행위를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
그런데 이 판결을 “배우자 휴대전화는 찍어도 된다”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위자료 소송에서 증거로 쓰였더라도, 사진을 찍은 사람은 별도의 형사소송에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와, 그 사진을 찍은 행위에 형사책임이 따르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녹음은 먼저 이것을 물어야 합니다. 그 대화에 내가 있었는가
녹음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인지는 ‘몰래 했는가’가 아니라 ‘그 대화에 내가 참여했는가’로 갈립니다. 이 법이 금지하는 것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일입니다. 대화에 참여한 사람이 녹음했다면, 다른 사람들의 말은 녹음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타인 간의 대화’가 아닙니다(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그래서 A씨가 배우자와 마주 앉아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 그러나 차에 녹음기를 몰래 두고 자신이 없는 자리의 대화를 녹음한 것은 전혀 다릅니다. 그 녹음은 증거로 쓸 수도 없고, 녹음한 사람은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벌금형 없이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로 처벌되는 무거운 범죄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휴대전화와 위치정보는 부부 사이에도 ‘남의 정보’입니다
부부라고 해서 상대방의 휴대전화와 메신저 계정을 마음대로 볼 권한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메신저에 접속해 둔 채 자리를 비운 틈에 몰래 대화 내용을 열람·복사한 행위를 정보통신망법이 금지하는 ‘비밀 침해’로 보았고, 정당행위로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7도15226 판결). 잠금을 풀거나 비밀번호를 알아내 접속했다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A씨처럼 잠금이 풀린 휴대전화를 열어 화면을 찍었다면 이 법리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외도 증거를 모으려던 목적만으로 정당행위가 되지도 않습니다. 평소 잠금을 공유했거나 배우자가 구체적으로 허락했다면 결론이 달라지기도 하고,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도 무엇을 보았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위치추적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위치정보법은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합니다(위치정보법 제15조 제1항). 배우자 몰래 차에 GPS 장치를 달거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을 깔아 위치를 확인하면 이 조항 위반이 됩니다. 게다가 위치 기록이 보여주는 것은 그 시각 어디에 있었는가뿐입니다. 위험은 크고, 입증 효과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법원에서 쓰인 증거라도 모은 사람의 책임은 남습니다
앞의 2026년 사건에서 위자료를 청구한 사람은 민사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별도의 형사사건에서는 녹음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촬영 때문에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각각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민사소송에서 사진은 증거로 쓰였지만, 찍은 사람의 형사적 책임은 그대로 남은 것입니다. 외도 증거를 모으다 고소를 당하는 일은 드물지 않고, 그러면 위자료를 청구하던 사람이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됩니다.
협상의 주도권이 넘어가고, 집안의 일이 가정법원 밖 수사기록에까지 남습니다. 직업상 평판이 중요한 사람일수록 이 비용은 커집니다.
알리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도가 사실이라도 배우자의 직장이나 지인, SNS에 알리면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형법 제307조 제1항). 몇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말이 퍼질 가능성이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되고, 배우자의 외도는 사적인 문제여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알렸다고 내세우기도 어렵습니다(형법 제310조). 불법으로 모으거나 퍼뜨린 증거는 결국 상대방의 반격 자료가 되어 형사소송에서 다시 등장합니다.
증거는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A씨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먼저 이미 가진 자료를 지켜야 합니다. 내가 직접 주고받은 메시지, 직접 참여한 대화의 녹음, 함께 쓰는 카드의 명세서처럼 처음부터 볼 수 있었던 자료는 원본 그대로 보관합니다. 캡처를 했다면 날짜와 상대방이 드러나도록 정리하고, 원본 대화가 지워지지 않게 백업해 둡니다. 원본을 지우고 잘라 낸 사본만 남기면, 원본과 같다는 점부터 다툼이 되어 증거가치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부족한 자료는 소송 안에서 법원을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혼소송에서 법원이 통신사에 배우자 휴대전화의 통화내역 제출을 명할 수 있고, 통신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3. 7. 17. 자 2018스34 전원합의체 결정). 법원이 통신의 비밀과 재판의 필요성을 엄격하게 비교하므로 필요한 기간과 이유를 밝혀야 하지만, 몰래 휴대전화를 뒤지지 않고도 통화 상대와 시기를 확인할 길이 열린 것입니다. 다만 통신사에서 받는 자료는 통화 내용이 아니라, 조회 기간에 어떤 번호와 언제, 얼마나 통화했는지에 관한 기록입니다.
시간도 따져야 합니다. 통화내역이나 CCTV 영상은 보관기간이 지나면 받을 수 없습니다. 사라질 우려가 있는 자료는 소송 전이라도 증거보전 신청을 검토합니다.
2024년에도 대법원은 원심이 받아들인 통화 녹음, 곧 제3자가 몰래 녹음한 파일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하면서도, 배우자와 상대방이 팔짱을 끼고 다니고 여러 차례 함께 식사했으며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가방을 사 준 사정 등으로 부정행위를 인정한 결론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3므16593 판결). 정황이 충분하다면, 위험한 녹음을 제출하지 않아도 외도는 입증될 수 있습니다.
자료를 꺼내기 전에 물어야 할 한 가지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이 자료를 어떻게 얻었는가’입니다. 그 답에 따라 자료를 세 갈래로 나누어 정리하면 도움이 됩니다. 내가 직접 받았거나 참여한 자료, 배우자의 휴대전화·계정·차량에서 얻은 자료, 아직 없지만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자료입니다. 첫째는 원본 그대로 지키고, 둘째는 얻은 경위를 정리해 제출 여부를 검토하고, 셋째는 법원을 통해 받을 방법을 찾습니다.
카톡·녹음·GPS, 외도 증거는 어디까지 모아도 될까요? 내가 받은 것과 내가 참여한 대화는 지키되 소송 밖으로 퍼뜨리지 않고, 배우자의 기기와 계정, 내가 참여하지 않은 대화와 통화, 배우자의 위치정보 등에는 손대지 않는 것이 기준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소송 안에서 법원을 통해 채울 수도 있습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관련 질문 7개 전체 보기 ↓
Q1. 배우자와 단둘이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해도 되나요? 답변 보기
대화에 참여한 사람의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말은 녹음한 사람에게 ‘타인 간의 대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다만 파일을 재판 밖에서 퍼뜨리면 별개의 책임이 문제 되므로, 재판에서 증거로만 쓰세요.
Q2.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두어 녹음한 대화는 증거가 되나요? 답변 보기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몰래 한 녹음은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2026년 대법원도 배우자 차에 몰래 둔 녹음기로 녹음한 파일과 녹취록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 나아가 녹음한 사람은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Q3. 차에 원래 달려 있던 블랙박스에 배우자와 상대방의 대화가 녹음돼 있습니다. 증거로 낼 수 있나요? 답변 보기
영상과 음성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이동이나 동행 장면이 담긴 영상은 정황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없던 차 안의 대화가 담긴 음성은, 함께 쓰는 차라도 배우자가 그 녹음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려우면 증거로 쓰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제출 전에 검토를 받되, 원본 파일은 지우지 말고 보관하세요.
Q4. 잠금이 풀린 배우자 휴대전화에서 메시지를 찍어 두었습니다. 증거로 쓸 수 있나요? 답변 보기
민사소송에서 증거로 쓰일 수는 있지만, 찍은 행위의 형사책임은 따로 남습니다. 2026년 대법원 사건에서 사진은 증거로 인정받았지만, 찍은 사람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별도의 형사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
Q5. 공동명의 차량인데도 GPS를 달면 안 되나요? 답변 보기
매우 위험합니다. 차의 명의보다 그 차를 타는 배우자의 동의가 중요합니다. 배우자 몰래 GPS 장치나 위치추적 앱으로 위치를 수집하면 위치정보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위치 기록이 보여주는 것은 그 시각 어디에 있었는가뿐이어서, 위험에 비해 입증 효과도 크지 않습니다(위치정보법 제15조 제1항).
Q6. 상대방의 이름은 모르고 전화번호만 압니다. 소송을 할 수 있나요? 답변 보기
할 수 있습니다. 소를 제기한 뒤 통신사에 대한 사실조회로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방법이 실무에서 쓰입니다. 통화내역은 문서제출명령으로 받을 수 있지만, 법원이 엄격하게 따지므로 필요한 기간과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대법원 2023. 7. 17. 자 2018스34 전원합의체 결정). 단, 보관기간이 지나면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Q7. 외도 사실을 배우자의 직장이나 SNS에 알리면 어떻게 되나요? 답변 보기
사실이라도 명예훼손이 됩니다. 몇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퍼질 가능성이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되고, 배우자의 외도는 사적인 문제여서 공공의 이익을 내세우기도 어렵습니다(형법 제307조 제1항, 제310조). SNS에 올리면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 규정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확인한 사실은 소송에서 증거로만 쓰세요.
관련 법령·판례
민법 제840조 제1호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제4조·제14조·제16조
정보통신망법 제49조·제70조 | 위치정보법 제15조 제1항
형법 제307조 제1항·제310조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므68 판결 |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7도15226 판결 | 대법원 2023. 7. 17. 자 2018스34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3므16593 판결 |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
이 글은 2026. 10. 19. 현재 법령과 판례를 기준으로 합니다.





